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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도서] 퓨처마인드

Sebien 2012. 8. 2.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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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처마인드는 앨빈 토플러, 다니엘 핑크와 더불어 살아있는 '세계 3대 미래학자'로 손꼽히는 리처드 왓슨의 저서이다. 이 책에서는 디지털 기기와 바쁜 일상에 점점 중독되어 가는 현대인과 미래세대(일명 스크린에이저)들의 실태와 문제점을 꼬집고 이러한 디지털 과잉에서 벗어나기 위한 실질적 방법론과 몇몇 기업과 개인들의 다양한 시도들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에서 왜 '깊은 사고'가 중요한 것인지 이러한 '깊은 사고'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미래의 모습이 펼쳐질지 책 한권에 여러가지 담론을 쏟아 놓는다.



 이 책은 디지털 과잉현상에 대한 사회 / 문화적인 문제를 뉴스 기사와 더불어 뇌과학, 인지과학, 심리학에 이르는 방대한 분야의 논문들 까지 폭넓은 지식과 연구들을 인용하여 현재의 문제를 진단하고 있으며 이러한 진단에 의거한 미래 사회의 예측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초에 한번 '카카오톡'을 확인하고 페이스북 댓글을 체크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 몇분을 집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나의 경험들이 생각 나면서 좀 더 건강하고 조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현재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진단하는 과정, '깊은 사고'의 생성 메커니즘과 중요성을 설명하는 과정, 이러한 '깊은 사고'를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론과 마음가짐 등을 소개하는 과정이다.


디지털 홍수 무엇이 문제인가?


 현대 사회는 스마트폰과 SNS, 이메일, 메신저 등에 의해 수많은 개인들이 이중 삼중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연결에 익숙한 세대들은 소셜 네트워크 활동을 통하여 상호작용을 하는데 익숙하다. 또한 비디오 게임 등과 같이 즉각적인 반응과 시청각적 자극을 탐닉하며 잠시라도 가만히 있는 것을 불안해 한다.


 생각해보면 출퇴근길이나 식사시간 심지어 수업시간이나 근무시간에도 우리는 디지털 기기를 들여다 보며 쉼없이 SNS 댓글을 체크하고 뉴스 기사를 읽고 메신저를 통해 대화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우리 스스로를 똑똑하다 착각하게 만들지만 실상은 우리는 수많은 지식의 편린에만 노출될 뿐 궁극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깊은 사고'를  끊임 없이 방해받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에 잠기거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하는 시간이 점차 짧아지고 있고 이러한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는 대부분 디지털 기기들이다.


 책에서는 개인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사색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전자게임이나 자극적 컨텐츠에 의한 전두엽의 도파민 분비가 뇌의 사고기능에 영구적인 결함을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변화하고 있는 교육의 방식이 이러한 변화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고 말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원격 교육, 디지털화된 교과서 등 IT 인프라를 통한 수많은 교육 방법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러한 교육방식의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어떤 면에서 있어서는 기존의 전통적 교육방식보다 그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또한 잠시도 일을 손에서 놓으면 불안해 지는 현대 직장인들의 모습이나 뒤쳐지는 것에 대해 심각한 '공포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예로 들면서 퇴근 후에도 스마트폰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휴가지에도 노트북을 들고가서 업무를 보는 모습들을 통해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오히려 인간들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기계는 점점 인간화 되고 있고 인간은 점점 기계화 되고 있다.


왜 '깊은 사고' 인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인간만이 생각을 '창조'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두뇌를 황폐하게 만들고 새로운 생각을 저해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육을 ctrl+c, ctrl+v의 형태로 인식하고 있으며 현대의 다수의 숙제들이 스스로 생각하기 보다는 인터넷 등의 자료들을 그대로 카피하거나 조금씩 변형해서 수행되고 있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 과도하게 노출될 수록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 점점 결여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스스로 어떤 생각을 하고 무언가를 창조하려면 고도의 정신 집중과 '깊은 사고'가 필요하다. 기술의 발달은 점차 인간의 기억과 정보 수집, 분석 등을 대체하고 있지만 창조의 영역 만큼은 여전히 인간만이 하고 있으며 이러한 창조들이 미래를 만든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할 힘이 점점 약해져 가는 미래세대들과 현재 세대들은 어떤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서 '깊은 사고'의 중요성이 출발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상실해 버린다는 것은 우리의 미래의 결정권을 스스로 놔버리는 것과 같다.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는 점차 긴 글을 쓰는 능력을 쇠퇴시키고 있으며 깊은 사색과 면밀한 정보수집 보다는 그때 그때 쓰고 버리는 '1회용 지식'들만 양산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1회용 지식'들은 스스로를 똑똑하다 착각하게 함과 동시에 '깊은 사고'를 통해 가치있는 무언가를 창조해낼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전자 기술의 발달로 종이책 보다 e-북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종이 책에서 느껴지는 촉감과 집중은 빠르게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는 스크린 속 텍스트로 전환되며 우리는 조금이라도 긴 글을 읽는 것을 어려워하고 텍스트 사이사이에 사진과 동영상 등이 들어가 있는 것을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인간의 수많은 지식들은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의 생각은 무의식과 의식의 조화 속에서 탄생한다.


 이 책에서는 무의식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우리 뇌가 휴식과 충분한 수면등을 취할 수 있어야 더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저자인 리차드 왓슨이 자체적으로 조사해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사무실 보다는 공원이나 정원 등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답했으며 일을하거나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가 아니라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할 때 더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떠올랐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를 보았을 때 우리의 뇌는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무의식적으로 재구성 하며 이러한 재구성의 결과로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는 단계로 동작하는데 이를 교육 - 배양 - 발현의 단계로 설명한다. 교육 단계에서 수집된 정보가 무의식적으로 재구성되고 종합되는 배양단계를 거쳐 발현단계에서 새로운 생각이나 해결책이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정보의 홍수와 스트레스 등에 의해 이러한 단계의 리듬이 깨지면 이러한 단계들이 방해받게 되어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는게 점점 어려워지게 된다.


'깊은 사고' 하기


 '깊은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앞에서 설명한 교육 - 배양 - 발현의 단계에서 배양 단계는 무의식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통제할 수도 없고 어느정도 진행됐는지 또 어떻게 진행됐는지 알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따라서 우리 스스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해결책을 만들기 위해서 책상앞에서 생각을 쥐어 짜며 스트레스를 받아본 경험이 한번 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양질의 아이디어가 도출된 경험은 극히 드물 것이다. 이러한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침착하고 의연하게 상황에 대처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침착하고 여유로운 사고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선뜻 새로운 생활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우리는 항상 시간에 쫓기고 상사는 닥달하며 과제 마감이 당장 내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조급하고 여유가 없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즉각즉각 상황에 맞춰 행동하며 단편적인 생각을 해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에디슨이 실패를 1만번의 효과없는 방법이라 규정했듯이 실패를 두려워하고 스스로 마음에 채찍질을 하는 것은 오히려 새로운 생각이 나오는 구멍을 막는 길이다. 우리는 생각의 속도와 일의 속도를 모두 늦추고 필요하다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휴식을 취하면서 뇌를 쉬게 해줘야 한다.


 디지털 기기가 현재 우리에게 심각한 문제가 된다거나 손실을 끼치는지 여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점점 디지털 기기에 묶여가고 있으며 여유롭게 사색하고 생각할 기회를 점점 박탈당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정신적 프라이버시와 자유로운 사고를 위하여 잠시 여유를 갖고 디지털 기기를 멀리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우리가 조용히 생각할 수 있는 장소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한 장소에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지적으로 다양한 생각을 하며 가끔은 일에 얽메이지 않는 소위 말하는 비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이 좋다.


 리차드 왓슨은 미래에 다양한 공간에서 개인의 조용한 생각을 위한 밀폐된 환경이 등장할 것이라 예견하였으며 슬로우 푸드 운동과 마찬가지로 슬로우 씽킹(thinking)운동이 활발해질 것이며 사람들은 디지털 다이어트와 종이 매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필자역시 블로그를 오랜기간 손에서 놓고 책을 자주 읽지 않았더니 조용히 공부하거나 혼자 생각하는데 점차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장시간 집중이 안되서 학습 능률이 점점 떨어지는 것을 고민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필자도 조금이나마 마음의 여유를 되찾게 되었으며 책을통해 전해지는 작가의 미래에 대한 통찰이 감탄스럽게 느껴졌다. 디지털 기기와 SNS에 집중이 방해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고갈된 것 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한번쯤 읽어보라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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