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blog

[태국] 방콕과 파타야 잊을 수 없던 순간들 - 3 본문

Travel

[태국] 방콕과 파타야 잊을 수 없던 순간들 - 3

Sebien 2012. 9. 22. 16:29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전편(http://tsabes.tistory.com/345)에 이어서 계속


'은하수가 쏟아지는 거리' 워킹스트릿에서 전갈을 줏어 먹었더니 몸에서 열이나고 영 잠이 오질 않았다. 가이드 형님이 전갈을 먹기 전부터 수차례 남자분들에게 좋은거라 했었는데 그래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잠이 오질 않았기 때문에 가져온 책 한권을 들고 와이파이를 할 수 있는 리조트 로비에 갔다. 리조트 로비에서 콜라 한캔을 사서 페북도 좀하고 책도 좀 읽고 알아들을 수 없는 태국 TV를 시청하였다.


얼마후 친구도 잠이 안온다며 로비로 왔고 로비에서 책이나 좀 읽다가 들어갔다. 그날 새벽 4시까지 초중고 시절 있었던 일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알고 봤더니 이 새끼가 내 첫사랑을... 아 여기까지


여튼 새벽 4시까지 노가리를 깠으므로 다음날은 몸이 영 무거웠지만 나는 아침을 먹어야 한다는 의지로 잠에서 깼고 친구는 아침도 안먹겠다고 그냥 퍼질러 잤다. 아침을 먹고 커피한잔 하면서 이제 태국에서 마지막 아침이라는 사실이 실감되기 시작했다.


▲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놀이


아침을 먹고 씻고 머리까지 말린 후 친구를 깨웠다 짐을 다 챙기고 로비로 향했는데 친구는 로비에 차려진 음식들을 보자 배고프다며 허겁지겁 접시를 비웠다.


잠이 좀 부족해서 몸도 무겁고 머리도 띵하고 했지만 태국까지 왔으니 Fighting있게 하겠다 다짐했다. 하지만 마지막날은 쇼핑센터 위주로 돌아다녔고 그나마 갔던 관광지도 실망스런 수준 이었다. 처음 갔던 곳은 코끼리 농장으로 코끼리를 타볼 수 있는 곳이었다. 들어갔더니 집 채만한 코끼리가 웅장한 상아를 뽐내며 풀을 받아먹고 있었다. 코끼리를 타보고 싶었으나 딱봐도 2분정도 돌다 오는 것이므로 안타기로 했다.


▲ 애기 코끼리

▲ 코끼리로서의 삶도 힘들 것이다.


코끼리 관람을 마치고 다음은 동물원으로 향했다 동물원이라고 해봐야 본건 악어랑 호랑이랑 돼지가 전부였다. 가장 흥미있었던 것은 악어쇼 였는데 태국사람들이 참 깡이 세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이외에 돼지 경주 이딴거는 딱 초딩용 컨텐츠 였고 전 날의 피로와 더위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여행 의욕을 급격히 감소 시켰다.


▲ 태국 초딩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쇼


이후 방문한 곳은 파인애플 농장이었다. 파인애플 몇개 대충 집어서 맛 보고(맛은 있었다.) 파인애플이 어떻게 재배되는지 구경했다. 단지 그 것 뿐이었다.


▲ 나는 파인애플의 과육부분이 뿌리인줄 알았는데 이런식으로 뽕뽕 열린다.


그 다음엔 태국의 보석센터로 갔다. 태국은 사파이어 루비 등의 세계적인 산지로 유명하며 최상등품은 아니지만 그 다음급 정도의 보석들이 나오기 때문에 보석 시세가 타 국가보다 저렴하다고 했다. 물론 태국인들의 수공예 솜씨는 덤이다. 보석센터에서 이런저런 설명을 들었더니 둘째날 봤던 왕궁의 화려함이 어느정도 이해 되었다.


▲ 뭔지 모르지만 화려해

▲ 우리 동네에 이런 돌멩이가 굴러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 이곳 사람들은 굉장히 화려한걸 좋아했다.

▲ 자수정인가??


보석센터에서 보석들 구경을 마치고 같은 건물에 있던 잡화점에서 친구와 지인들을 위한 물건들을 샀다. 이런저런 물건들을 꽤 저렴하게 구입했다고 생각했는데 전날 파타야에서 자유여행했던 사람들 보다 두 배정도는 비싸게 산거였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억울함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다음엔 한인 교민들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말린과일, 로얄젤리, 진주가루, 야몽, 등을 구경하고 부모님을 위해 야몽을 구입하였다. 물론 이곳도 파타야보다 훨씬 비쌌다. 그러니 파타야는 자유여행 하세요 두 번 하세요.


계속되는 쇼핑러쉬와 전 날의 피로 그리고 장시간 이동으로 인해 몸은 몸대로 녹초가 되었고 점점 지쳐가기 시작할 때 다시 방콕에 도착했다. 방콕에 도착하고 보니 이제 집에 간다는 사실이 점점 압박하기 시작했다. 방콕에서는 단위 면적당 최대의 테이블 수로 기네스북에 오른 로얄드래곤 이라는 곳에서 식사를 하였다. 직원들이 90년대에 흔히 보이던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서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으며 거기서 먹었던 태국 음식들도 매우 맛있었다.


▲ 태국 길냥이들은 한국과 다르게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치지 않는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까?

▲ 식당 내부의 수상 구조물과 연못

▲ 내부는 진짜 넓었다. 처음 기네스북에 오른 식당이라는걸 얘기들었을 때 공장 라인 같은데서 밥먹는건가 했는데 이런 인테리어가 있을줄은...

▲ 음식도 맛있고 경치도 좋고 방콕에 들른다면 한번 쯤 다시 오고 싶은 곳이다.


식사까지 마치고 나서 지체할 시간 없이 공항으로 향했다. 비행시간은 좀 여유가 있지만 그렇다고 방콕 시내를 구경할만큼의 여유도 안되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채 귀국길에 오를 수 밖에 없었다. 방콕의 수완나품(?) 공항에 다시 도착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 공항 내부 모습

▲ 태국버젼의 사천왕상으로 보인다. 역시 비비드하고 화려하다.

▲ 출국장 내의 조형물


공항에서 함께 여행하던 분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고 친구와 면세점 구경을 했다. 이미 출국할때 이것저것 샀던 나와 달리 친구는 적극적으로 쇼핑에 임하였다. 안에서 이런저런 향수도 시향하고 시계도 구경하고 사람도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빨리 갔다. 면세점 구경도 지칠때 쯤 비행기 시간이 1시간 정도 남았었고 앉아서 같이 비행기 기다리는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난생 처음 해외여행이라 기대반 걱정반 이었지만 종합적인 평가는 대만족으로 내릴 수 있겠다. 물론 저가 패키지 여행상 몇몇 쇼핑센터는 어거지로 끌려간 감이 없진 않았고 파타야 워킹 스트릿을 제대로 못즐긴 것이 흠이긴 하지만 말이다.


태국을 다녀오고난 후 며칠간은 어떨떨한 기분속에서 또 태국에 가고싶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태국에서의 경험은 매우 특별했다. 돌아오는길에 친구와 다음에는 푸켓이나 치앙마이쪽으로 다시와서 더 재밌게 놀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태국을 다녀오고 나서 삶을 대하는 태도도 조금 더 방콕 스타일로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살게 되었다. 한국처럼 아둥바둥 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걸 느끼고왔기에... 그리고 기억할 수 있는 하나의 행복을 더 만들고 왔기에...


Happiness isn't something you experience: It's something you remember

- Oscar Wild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