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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도서] 서른엔 뭐라도 되어 있을 줄 알았다

Sebien 2016. 9. 7.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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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구입한 것은 3년 전 봄이었다. (이 기억조차 불분명해서 온라인 서점 기록을 뒤졌다.)

그럼에도 서른이 되고도 반년도 더 지나서 이 책을 펼쳐보는 것은

이제 조금은 서른이란 나이가 실감되는 시기가 와서인지도 모르겠다.

책의 저자는 다양한 잡지사에서 패션/뷰티 에디터로 일했고 몇권의 스타일링 및 연애 관련 책을 냈으며

현재 다양한 매체에서 contents를 기획하고 글을 쓰는 이선배라는 사람이다.

책의 전반적인 느낌은 그냥 좀 놀아본 누나(?)랑 술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일에 대해 조언을 듣는 느낌이다.

그리고 글쓴이가 여성이라 그런지 몰라도 타겟 독자층도 여성일 것 같은 느낌이 책 곳곳에 녹아있다.


책은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각 챕터는 다음의 주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1. 성장

2. 자아

3. 인간관계

4. 커리어


내용을 요약하고자 한 단어로 억지로 축약해서 그렇지

무거운 주제들을 철학적이거나 교조적으로 다루는게아니라

"내가 살아보니 '이러이러한' 점들이 '이러저러' 했었는데 그때는 '이렇게' 마음을

고쳐먹었으면 더 좋았을꺼 같아."식의 practical 한 조언들이 주를 이룬다.

물론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직업적 특성에서 오는 잡지식들이 그러한 조언들에 양념을 더하며

묘하게 설득력을 갖는다는 것도 꽤나 매력있다.


몸도 마음도 이미 어른이어야 할 것 같은 '서른'이라는 나이가

미숙할 수도 부족할 수도 있는 나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마음먹기에 따라 여전히 꿈을 꿀 수 있고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하지만 잊고 살았던-사실을

'덜컥' 서른이 되어버린 청춘들에게 일깨워 준다.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나이에 맞는 무언가가-자동으로-될 것 같지만

결국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나는 그냥 현재의 나인 채로 그대로 머물러 있듯이 

서른이라는 나이 보단 현재의 삶에 내가 어떤 태도로 임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책의 일관된 철학으로 보인다.


나의 경우에는 서른이 되면서 어렴풋이 느껴왔던 점들이

잘 정돈된 텍스트로 다가와서 내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고

어색하기만 했던 서른이라는 나이가 이제야 몸에 맞는 옷을 입은듯 편안해졌다.


내가 서른이 되어서 느낀점들을 몇 가지 꼽아보자면,

첫번째로,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어느정도 구분을 지을 수 있게 되었고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 조금은 덜 미련을 가지게 되었다.

어쩌면 내 맘대로 되지않는 모든 것들에 대한 집착이 없어져 가는 것 같기도 하다.


또, 매 순간에 대해서 'now or never'라는 마음으로 임하게 되었다.

나는 원래 태생적으로 게으른 인간이라 항상 일을 뒤로 미루기 좋아했었는데

지금 아니면 앞으로 더 떨어진 신체능력과 지적 능력으로

같은 문제를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 하니,

눈 앞의 일들에 대해 좀 더 집요하게 달려들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지금 그림과 운동에 그렇게 몰두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에 대한 경계가 명확해지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선 나름의 안목을 갖추게-갖춰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전방위 적으로 획일화된 세상에서

나만의 무언가를 갖춰 나가는 것에대한 즐거움과 가치를 알게 됐고

나아가 그게 내 인생 그 자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이 부분은 내가 서른이기 때문이 아니라 세상 사람 모두 말로 형언하진 않지만

숨쉬듯 자연스럽게 느끼며 살고 있는게 아닐까?


몇 달 전 사내 교육에서 뉴노멀 시대에는 안목을 갖춘 소수의 사람들(부유층)을

대상으로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주요한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들은적이 있다.

책을 읽다가 묘하게 그때의 교육이 떠올랐다.


비록 구입한지 3년만에 책을 펼치긴 했지만 3년전 그때 내가 이책을 펼쳤더라면

지금 느끼는 만큼 많은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을까 의문이다.

그런 의미에선 참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책을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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