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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주도 OS 개발 사업은 탁상공론의 극치

Sebien 2011. 8. 2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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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주도 모바일 OS 개발사업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정부주도로 스마트폰 OS 개발... 삼성/LG도 참여 [디데일리]

삼성, LG, 팬텍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지식경제부가 합작하여 컨소시엄 형태로 협력체를 구성해 개발에 착수할 것이며 구글의 클라우드 기반 OS인 크롬 OS처럼 웹 상의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스마트폰을 비롯한 태블릿, 노트북, TV 등에서도 자동 동기화를 통한 N 스크린 전략으로 해당 OS를 사용할 수 있도록할 것이라는 세부적인 구상도 나와있는 상태이다.

OS 개발 나선 정부 "어설픈 아류 아니다"  [아이뉴스24]

또한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과제를 선정하여 11월부터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우선 취약한 국내의 S/W산업에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일을 추진하는 방향과 과정이 완전히 틀렸다.



1. 수익성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개방형 전략을 통해 빠른시간 내에 애플의 iOS를 따라잡은 것은 사실이다. 또한 점유율 측면에서도 이미 iOS를 앞질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개방형 OS의 성공을 이야기 해서는 안된다.

우선 구글은 매출의 95%이상이 검색엔진을 통한 광고에서 나오는 만큼 향후 모바일 검색광고 시장에 대비하여 전략적인 목적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방한 것이다. 즉, 아무리 점유율이 높더라도 OS 자체에서 거둬들일 수 있는 수익은 미미하지만 각 제조사와, 해당 국가의 이동통신사와의 협의를 통하여 자사의 검색엔진을 기본탑재하도록 지속적인 관리활동을 하는 한편 모바일 광고 업체인 애드몹을 인수하여 기존 자사 광고 서비스인 애드센스와 통합하여 광고주와 개발자의 네트워크를 키워 모바일 검색 및 광고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구글은 신흥 시장인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도 기존의 웹 검색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우위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하는 것이지 단순히 점유율을 높히자고 안드로이드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수익 창출은 지속적인 OS에 대한 연구 개발과 개발자, 제조사, 이동통신사, 고객에 대한 서비스로 재투자 될 수 있으며 상시 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OS 개발 사업은 개방과 토종 OS를 강조하고 있을뿐 그 어떤 수익 모델이 발견되지 않는다. OS라는 것은 한번 개발하면 끝나는 공산품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 및 업그레이드를 통해 품질을 제고시키는 서비스 개념으로 인식하여야 한다. 따라서 OS에 의한 수익모델이 없다는 것은 OS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낼 수 밖에 없다.

정부가 직접 개발자를 고용하여 정부 예산으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기업에 위임할 것인지, 아예 손을 놓아버릴 것인지 그 어떠한 방식을 취하더라도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2. OS는 독자 생존할 수 없다.



 OS는 하나의 독립된 완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OS 안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향유할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으로 봐야 한다. 이는 앞서 이야기한 지속적인 관리 측면과도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다.

이를테면 OS를 개발하려 한다면 OS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OS를 기반으로 구동될 어플리케이션과 컨텐츠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이 있어야 한다. 즉, 그 OS를 위시한 개발자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아무리 버그가 없고 품질이 좋은 OS라고 하더라도 그 OS를 이용하여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면 그야말로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구글의 크롬 OS는 이미 구글 자사가 서비스 중인 지메일, 캘린더 등의 개인화 서비스 부터, 구글 독스와 같은 간단한 문서작성 및 스프레드 시트 서비스가 있고 구글 플러스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와 구글 뮤직, 유튜브 등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도 갖추고 있다. 즉, 크롬 OS는 OS 그 자체가 아니라 구글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이용이 보장된다는 이야기 이다.

하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OS는 언제 어디서나 구동되는 것을 목표로 할뿐 그 OS를 이용하여 사용자가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더욱이 이러한 컨텐츠를 양산할 수 있는 개발자 네트워크에 대한 지원방안은 찾아볼 수가 없다.

결국 무료로 제공되는 웹기반의 서비스를 사용자가 직접 찾아서 이용해야 한다는 이야기 인데 굳이 정부주도로 만들어진 OS를 이용해서 이런 컨텐츠를 이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적어도 현재의 안드로이드와 iOS를 넘어서 차세대 클라우드 기반 OS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충족시키려면 OS 이상의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

3. 정부의 역할에 대한 회의감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정부가 직접 나서 특정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것은 엄청난 아이러니 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표방하는 정부라면, 그리고 정부가 정말로 S/W 산업을 육성할 마음이 있다면 현재 뿌리깊이 박힌 S/W 산업내 하도급 식 관행을 철폐하고 대기업의 자본력이나 독점력을 이용한 시장 잠식이 횡행하는 현재의 기업문화만 바로잡더라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즉, 아이디어와 품질에 의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장질서를 바로 잡는 한편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창업을 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하지만 기존의 관행과 질서는 그대로 둔채 차세대 OS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고 몇몇 대기업을 데리고 앞장서겠다는 행태는 그야말로 전시행정이고 탁상공론의 극치일 뿐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개발 계획은 사전에 해당 기업과의 협의도 없이 일단 "발표하고 보자"인 식으로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모양새어서 더욱 눈쌀이 찌푸려 진다.

현재 S/W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힘은 올바른 기업문화와 유연한 정책에 기인한 것이지 정부주도의 사업을 통해 앞장서서 이룩된 것이 아니다.

정부는 OS 개발을 전면 재검토하여 공연한 탁상공론에 의한 예산낭비를 하지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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