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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도서] 허수아비춤

Sebien 2011. 7. 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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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으로 유명한 조정래 작가의 장편소설 허수아비춤이다. 태백산맥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왔었고 5공시절에 금서목록에 올랐다는 것 정도로 알고 있었다.

여튼 나는 작가에 대한 배경지식이 거의 전무한 수준이니 작가에대한 설명은 넘어가고 책이야기로 넘어가면 이 책은 정경유착을 통한 정재계 지도층의 비리와 부도덕함을 꼬집고 있으며 이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당하는 사회적 억압을 다루고 있다.


재계 1위 그룹인 태봉그룹과 2위인 일광그룹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같은 혐의를 받았던 태봉그룹 총수와 일광그룹 총수중 일광그룹 총수만 비리 혐의로 징역에 처해지고 태봉그룹 총수는 무혐의로 풀려난 일이 있은 후 일광그룹 회장은 태봉그룹이 운영했던 정보팀(쉽게 말해 비자금 조성 및 뇌물 공여 등을 담당하는 조직)을 구성하기 위해 태봉그룹 정보팀에서 요직을 담당했던 인사를 자기 그룹으로 끌어들이는 지시를 내리고 이렇게 스카웃 된 인물이 일광그룹에서 정보팀을 구성하며 각종 비리를 저지르는 것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뇌물 전달 방식, 비자금 조성 방법, 순환 출자를 통한 경영 승계 등 뉴스에서만 봐오던 이야기들이 매우 구체적으로 펼쳐진다.

책의 전반부 부터 중반부는 이러한 정보팀이 어떻게 활약(?)하는지 그로 인해 어떤식으로 법 위에 설 수 있는지 묘사되고 후반부에서는 이에 저항하는 전직 검사의 이야기와 작가 자신의 의견이 강하게 나타난다.

군사독재 시절 이후 정치적으로 민주화가 되었지만 이러한 부도덕한 자본에 의해 자행되는 사회적 부조리는 해결되지 않았으며 '정치 민주화'를 이루었든 '경제 민주화'가 이루어 져야 진정한 민주주의와 사회정의가 확립될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인듯 하다.

또한 작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경제 민주화'의 실질적인 대안으로 '시민단체 활동'을 들고 있는데 사법, 입법, 행정, 언론 등 모든 부문이 돈에 의해 잠식당해도 깨어있는 시민들의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러한 부조리를 감시하고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여야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강변한다.

책의 내용도 상당부분 신빙성이 있어보이고 말하고자 하는바도 설득력이 없는바는 아니지만 과연 시민 사회 단체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대중들을 움직일 수 있는가에 대해선 의심의 시선을 거둘 수가 없다. 시민사회 단체라는 것이 보통은 특정 정당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부분만 보여지고 시민단체 독자적으로 어떤행동을 하는지 알 길도 없으며 시민단체의 스펙트럼 자체가 매우 좁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렇게 모인 개개인도 각자의 이해관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굳건한 연대가 과연 가능할지도 궁금하고 말이다.

뭐 어쨌든 나에게 있어서는 소설 그 자체로도 꽤나 재밌었고 생각해볼 꺼리도 많이 던져주는 유익한 책이었다. 작가가 바라는 경제 민주화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상상도 해보고 찻잔속 태풍같은 산발적인 시민단체 움직임 외에 대중을 움직일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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